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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상/좋은 시

[명시]해바라기 연가 / 이해인

 

 해바라기 연가 / 이해인

 

 

 

내 생애가 한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매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이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울울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 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숙이면

속으로 타서 익는 까만 꽃씨

당신께 바치는 나의 언어들

 

이미 하나인 우리가

더욱 하나가 될 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나의 임금이어

드릴 것은 상처 뿐이어도

어둠에 숨기지 않고

섬겨 살기 원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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