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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상/좋은 시

[명시]사모 / 조지훈

 

사모 / 조지훈

 

 

그대와 마조 앉으면

기인 밤도 짧고나

 

희미한 등불 아래

턱을 고이고

 

단둘이서 나누는

말 없는 얘기

 

나의 안에서

다시 나를 안아주는

 

거룩한 광망

그대 모습은

 

운명보담 아름답고

크고 밝아라

 

물들은 나뭇잎새

달빛에 젖어

 

비인 뜰에 귀또리와

함께 자는데

 

푸른 강가에

귀 기울이고

 

생각나는 사람 있어

밤은 차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