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 김창제
내 마음에 박혀있는 나사
조이면 조일수록
단단해지는 힘이다
산이 푸르름을 당기고
하늘이 구름을 당기고
꽃이 아름다움을 당기고
서로가 서로를 조으며
매양 오른쪽을 겨냥하면서 당기고 있다
세월에 헐거워진 사랑을 조으고
그리운 곳으로 추억을 당긴다
꽃이 꽃에게
사랑이 사랑에게
숫나사는 암나사에게
암호같은 나사산으로 비벼간다
안개의 윤활유로 산은 매끄럽게 대지에 박히고
꽃은 붉게 나뭇가지에 박히고
내 사랑 심장에 박히고
조이면 조일수록 더 단단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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