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상/좋은수필 1 (1000)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수필]헤르만 헤세 선생님께 / 허창옥 헤르만 헤세 선생님께 / 허창옥 문화예술회관 계단을 뛰어오르면서 제 가슴은 마구 뛰었습니다. ‘헤르만 헤세’ 대구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지역에서 선생님에 관한 모든 자료를 전시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갈래머리 소녀가 되어 한스와 싱클.. [좋은수필]아름다운 간격 / 정목일 아름다운 간격 / 정목일 깊은 산 중의 고찰에 가보면, 예전에 없던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옛 것과 새 것이 뒤섞이고 건물들의 간격이 좁아졌다. 건물의 배치는 여러 측면을 살폈을 것이다. 건축이나 그림을 그릴 때에 적용되는 황금 비례를 염두에 둠은 물론이요, 건물.. [좋은수필]고모부 / 목성균 고모부 / 목성균 어느 해, 첫추위가 이는 날 해거름에 고모부가 오셨다. 눈발이 산란하게 흩날리는 풍세(風勢) 사나운 날이었다. 튀장 냄새 가득한 방안에 식구가 다 모여서 저녁밥을 먹고 있었다. 우수수 울타리를 할퀴고 가는 매운 바람소리와 하등 상관없이, 단촐한 식구들과 새로 담은.. [좋은수필]모자 / 정혜옥 모자 / 정혜옥 긴 여행을 계획한 우리는 이틀 전에 취리히를 떠나 제네바에 도착했다. 루체른, 몬테럭스 등의 호반 도시의 인터라켓, 스핏스 등의 산간 도시들은 알프스의 산과 함께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여행 도중 잠시 머물렀던 루체른에서 유명한 카펠 목교를 건너가기 전 어떤 상점.. [좋은수필]회전문 / 염정임 회전문 / 염정임 거리에 나가 보면 모든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기 위해 걸어도 될 거리를 자동차를 타고 가고, 계단을 두고도 에스켈레이터를 사용한다. 무엇을 위하여 그렇게 바쁘게 서두르는지...... . 나는 워낙 상황에 대한 판단이 느리고 운동 신경이 둔.. [좋은수필]귀뚜라미 전설 / 유혜자 귀뚜라미 전설 / 유혜자 귀뚜라미는 시인보다 먼저 때묻지 않은 순수한 언어로 가을의 시를 읊조린다. 새벽에 뜰에 나서면 불꺼진 밤에 시를 읊다 떠난 귀뚜라미의 흔적처럼 말갛게 맺힌 이슬방울. 어딘가 숨어서 귀뚜라미는 읊조렸던 시에 대한 평가를 숨죽이고 지켜볼 것이다. 때로는 .. [좋은수필]죽어도 좋아 / 구 활 죽어도 좋아 / 구 활 청령포 나루터 주막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 창가에 홀로 앉아 별 안주 없는 소주를 한 시간만 마시기로 했다. 내려다보이는 강물 위론 어른어른 달빛이 비쳐 물 속에 잠겨있는 혼령들이 물비늘을 털고 하늘로 올라갈 것 같은 서늘한 밤이었다. 오늘 밤의 화두는 궁.. [좋은수필]그믐달 / 나도향 그믐달 / 나도향 나는 그믐달을 몹시 사랑한다. 그믐달은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 같은 달이 동시에 가슴이 저리도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버리는 초생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毒婦)가 아니면 .. 이전 1 ··· 114 115 116 117 118 119 120 ··· 1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