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상/좋은수필 3 (1000)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수필]아버지 / 박종희 아버지 / 박종희 시골에서 부농에 속했던 큰고모 댁에 가면 소 세 마리가 있었다. 황소와 어미 소, 그리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어린 송아지였다. 송아지가 자라 몸집이 커지면 코뚜레를 해야 했다. 생살을 뚫어 코뚜레를 하고 외양간에 갇힌 채 다른 동물들처럼 마음대로 뛰어다니지도 못.. [좋은수필]옥수수를 노래함 / 윤근택 옥수수를 노래함 / 윤근택 이 한여름, 찰옥수수가 내 농장 밭 둘레에 마치 열병식(閱兵式)을 하듯 일렬로 늘어서 있다. 꼭대기의 수술대는 마치 피뢰침 같이 생겨, 그 자루마다에는 꽃밥들이 옛 임금들의 금관(金冠)에 달린 영락(瓔珞)처럼 조롱조롱 매달려 있다. 참말로, 그것들은 영락(零.. [좋은수필]수탉도 수탉 나름 / 김예경 수탉도 수탉 나름 / 김예경 안安 여사의 시골 농원에 묵으면서,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새벽안개의 군무를 바라보는 것은 정말이지 멋진 일이다. 너른 앞마당이 바로 호수에 면해 있는 집이라, 이른 아침이면 수면을 타고 노는 물안개로 주위는 온통 별천지가 되곤 한다. 일찍도 일어난 닭 .. [좋은수필]스마트 영양제 / 박경대 스마트 영양제 / 박경대 아침을 먹고 난 뒤 상을 물릴 때였다. 휴대폰에서 약을 먹으라는 벨이 울렸다. 어디가 나쁜 것은 아니고 영양제인데 그걸 먹으면 힘이 부쩍 나고 단박에 기분이 좋아진다. 시간 맞혀 먹기 시작한지가 벌써 서너 달 되었다. 어릴 때부터 감기약을 제외하곤 약이라는.. [좋은수필]사람 사는 집 / 배정인 사람 사는 집 / 배정인 작은 초가가 한 채 있었다. 외딴 오두막이었다. 어른의 가슴팍에도 채 못 미치는 키 작은 돌멩이 담장이 울타리 구실을 하고 있었다. 그 돌멩이들을 한발쯤 비집고 싸리나무 삽짝이 삐딱하게 서 있었다. 일쑤 집은 비었다. 서산마루가 단정학처럼 정수리에 햇빛을 .. [좋은수필]뿌리 깊은 나무 / 이은희 뿌리 깊은 나무 / 이은희 세 남자와 소나무 숲길을 걷고 있다. 정상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지만, 약수터에서 오르는 이 길을 참 좋아한다. 오르막이 이어져 등줄기에 땀이 흐르면, 무거웠던 몸도 가벼워지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스치는 풍경도 일품이고, 아버지에게 힘들다며 쉬어가자.. [좋은수필]널밥 / 조이섭 널밥 / 조이섭 파란 하늘에 빨간 댕기가 팔랑거리고 옥색 치마가 풀썩인다. 널뛰기는 정월이나 단오, 추석에 하는 전통 놀이다. 두 사람이 널빤지 위에서 신명나게 구르고 뛰는 한판 놀이다. 어렸을 적, 아이들은 동네를 한 바퀴 돌아 세뱃돈 모금이 끝나면 하나둘 배꼽마당으로 모였다. .. [좋은수필]냉면 / 김남천 냉면 / 김남천 '냉면'이라는 말에 '평양'이 붙어서 '평양냉면'이라야 비로소 어울리는 격에 맞는 말이 되듯이 냉면은 평양에 있어 대표적인 음식이다. 언제부터 이 냉면이 평양에 들어왔으며 언제부터 냉면이 평안도 사람의 입에 가장 많이 기호에 맞는 음식물이 되었는지는 나 같은 무식..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1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