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상/좋은수필 3 (1000)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수필]숨은 그림 찾기 / 염정임 숨은 그림 찾기 / 염정임 나에게 있어서 수필을 쓴다는 것은 일상에 숨어 있는 그림을 찾으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보고 듣는 사물들과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그리고 나의 의식이나 기억 속에 숨어서 밝혀지기를 기다리는 희미한 그림들을 찾아내려는 것이다. 가끔 잡지나 신문에.. [좋은수필]찬밥들의 수다 / 권남희 찬밥들의 수다 / 권남희 찬밥은 당연한 듯 내 몫이던 때가 있었다. 시집에서 얹혀살며 학교를 다닐 때 왜 내 도시락은 밥이 노란 건지 이유를 몰랐다. 어느 날 아침 식사자리에서 시동생이 비명을 질렀다. “엄마 왜 형수 도시락에 찬밥을 넣어요?” 낡은 보온밥통 한 구석에 잘 모아두었.. [좋은수필]그래서, 너를 본다 / 서 숙 그래서, 너를 본다 / 서 숙 봄, 보다 봄은 진정 ‘보다’에서 유래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생명은 움직임이다. 봄에 그 움직임이 가장 분주하다. 자연이 펼치는 아름다움에 눈을 떠 삶의 경이로움을 찬탄한다는 의미로 이 계절의 이름이 봄이 되었다고 한다. 겨우내 앙상하던 나무들의 우듬.. [좋은수필]나무 가슴 / 반숙자 나무 가슴 / 반숙자 한 뼘 남짓한 나무토막을 바라본다. 어느 냇둑에서 한 세월 보내다가 고요히 임종한 은사시나무, 그 숨결 더듬으며 눈을 맞춘다. 목각을 처음 시작한 날, 나무토막 앞에서 나도 나무토막이 되었다. 표정 없는 나무에서 무엇을 캐내야 하는지, 어디를 어떻게 파야 하는.. [좋은수필]못난 꽃에 눈을 더 준다 / 박양근 못난 꽃에 눈을 더 준다 / 박양근 일 년 사시사철을 가리지 않고 자연에서는 언제나 꽃이 핀다. 한여름의 염천과 폭우 속에서도 해바라기는 몸을 세우고 한겨울 눈발 속에서도 설중매는 하얀 꽃잎을 숙이지 않는다. 세상 어디를 둘러보아도 크든 작든 수많은 꽃이 제 자리에서 핀다. 그들.. [좋은수필]봄바람 / 이숙희 봄바람 / 이숙희 인터넷에 올라온 이탈리아 여인의 인터뷰 기사가 눈길을 끈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에게 일 할 자리를 마련해 준다면 몸의 일부라도 떼어주겠다는 기사다. 더 이상 잃을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는 서른여덟 살의 아들이 다시 웃음을 찾는다면 자신의 신장이라도 기꺼이 내.. [좋은수필]동진강 흙바람 / 김길영 동진강 흙바람 / 김길영 큰할아버지의 가족사에 대해 말할 때가 되었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내가 태어나기 이전 일이거나 기억하기 어려운 어릴 적 일이다. 친척들의 전언과 여러 참고문헌을 토대로 흐름을 맞춰보았다. 큰할아버지는 고부에서 이사 온 전봉준과 서당에서 동문수학한 사.. [좋은수필]어울림은 아름답다 / 최영임 어울림은 아름답다 / 최영임 손을 뻗으면 닿을 듯 산은 지척이다. 눈을 들어 바라보면 봄은 손짓하고 배낭을 멘 발길은 어느새 산길로 접어든다. 온갖 미세한 소리가 찌든 귀를 씻어준다. 오늘은 어떤 꽃을 만날까? 부푼 기대는 힘 들이며 산을 헤매는 계절병이 되었다. 꽃샘추위가 간간이..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1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