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한 통 / 강춘화
며칠 전 모임에서 산행을 갔다. 주말인데 나 혼자 가니 남편 보기에 미안했다. 함께한 사람들과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며 정상까지 등반했다.
어느덧 귀가할 시간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일행과 헤어졌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휴대폰에서 딩동, 문장 한 통이 들어왔다. 남편이다.
“집 나간 마누라를 찾습니다. 보신 분 연락 주세요. 특이사항, 아주 예쁨. 반하지 말고 돌려 주세요.”
나도 모르게 쿡~ 하는 웃음이 나왔다. 하루 종일 집에서 혼자 놀려니 어지간히도 지루했던 모영이다. 나는 재깍 답장을 날렸다.
“당신 마누라 지금 공단네거리 버스정류장에 있는 거 봤습니다. 이쁘긴 좀 이쁨디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면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수필세상 > 좋은수필 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수필]얼굴 / 노혜숙 (0) | 2021.01.20 |
---|---|
[좋은수필]반야월시장 / 박헌규 (0) | 2021.01.19 |
[좋은수필]민들레를 기억하다 / 이현실 (0) | 2021.01.17 |
[좋은수필]계주繼走 / 김원순 (0) | 2021.01.16 |
[좋은수필]그들의 동료애 / 엄현옥 (0) | 2021.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