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세상/좋은수필 5

[좋은수필]언택트 시대에 온택트 / 장호병

언택트 시대에 온택트 / 장호병

 

 

 

혼밥 혼술 혼영 홀로의 삶에 의미를 부여해온 제 어제 일 같다. ‘홀로족이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의 의지대로 자유를 만끽하자였을 것이다. 혼밥족을 위한 식당에서는 독서실처럼 삼면의 칸막이가 된 식탁을 비치하였다. 남의 시선을 차단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밥맛이 예전 같지가 않다.

정면에 설치된 먹방 화면으로 식욕을 돋우고 있다.

은 함께할 수 없음의 역설, 자초한 외로움의 위안이다 돌파구였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무서운 속도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대부분의 감염병이 사람을 매개로 전파되지만 코로나만큼 악명 높았던 전염병은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누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없기에 걱정이 적잖다. 나 또한 무증상 코로나 폭탄일지도 모르기에 사람 만나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살아온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깨닫는다. 모르는 이와도 말을 섞고, 눈웃음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아삼아삼하다.

코로나로 세계가 몸살을 앓는다지만 그 고통은 인간에게만 국한되어 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오히려 맑아지고 자연생태계는 더 건강해가고 있다.

홀로에 방점을 찍으며 건방을 떠는 우리에게 신이 보내는 경고는 아닐까.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란 중론이다. 얼굴을 내밀어야 사람 구실한다고 생각해왔던 많은 일들이 비대면의 언택트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사람 사는 세상에서 서로 위안과 격려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의 길은 더 절실하기 마련이다.

일상이 실종된 코로나 시대에 사람과 사람을 이으며, 보다 살갑게 삶을 이해하고 영혼을 깨우기 위해 한국수필가협회는 ‘2020 한국수필 대표작 선집가슴에 그리는 수채화를 발간하였다.

너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으려 애써 을 부르짖던 우리가 자초한 언택트! 그나마 문학작품이나 SNS를 통하여 온택트에라도 눈을 돌려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