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열차와 빵 두 개 / 강명자
7월 첫날, 가뭄 한가운데 있었다. 비가 온다는 소식은 있으나, 모든 식물들이 목이 말라 노랗게 시들고 있었다. 사람들도 목마른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보았다. 몸과 마음이 가뭄과 더위에 헉헉거리며 3호선 공단역에 내려 할인점에 먹거리를 사러 왔다. 주말이므로 물건 사는 사람들로 와글와글 붐볐다.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는 식품안전에 대해 국민의 관심도를 높이고, 식품관련종사자들의 안전의식을 촉구하기 위하여 2002년부터 제정한 ‘식품안전의 날’이 있다.>
100세 시대이므로 건강하고 안전한 식생활에 관심이 많다. 많은 시민들이 보건소로부터 건강수칙을 배웠다. 그런 지식으로 식품을 고를 때 염도가 낮은 것을 선택한다. 음식을 싱겁게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는 상식도 알고 있다.
야채를 많이 먹어야 좋다고 하여 야채를 여러 종류 샀고 크림빵도 샀다.
오랜만에 크림빵을 샀다. 나이든 노인네들은 먹고 싶다고 마음대로 사서 먹을 수가 없다,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혈당이 올라가고, 혈압에 변화가 생긴다. 오랜만에 벼르고 별러서 산 크림빵은 혈당이 걱정되어 못 샀다.
집으로 가기 위해 다시 공단역을 향해 가는데, 신호등을 두 곳이나 지나야 한다. 땀은 줄줄 흐르고 햇볕은 쨍쨍 내리 꽂이고, ‘아! 대구의 대프리카 맛을 제대로 맛보는구나.’ 숨이 꽉 막힌다는 말이 이렇구나. 대구의 더위를 새삼 느끼며 신호등 두 군대를 목말라 애타는 마음으로 건넜다. 마침 3호선 열차가 반갑게 달려왔다. 하늘에서 달려오는 하늘열차 같았다. 열차 안에 들어서니 천국같이 시원하고 좋았다. 순간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음에 감사했다.
특히 대구에 3호선이 있음에 마음속깊이 고마움을 느꼈다. 대구의 하늘열차는 좋은 점이 너무 많다.
꿈의 열차같이 대구 시내를 두루 볼 수 있다. 평소에 3호선을 타면 막혔던 마음이 뻥 뚫린다. 대구 도시철도는 내가 어렸을 때 꿈꿨던 삶을 실현시켜주는 고마운 친구다. 빠르고, 쾌적하고, 요금도 싸다. 또한 시내버스와 연계되어서 더욱 편리할 뿐 아니라 선진국인 영국, 미국, 독일, 일본보다 우리 도시철도가 세련되고 스마트하다. 우리 대구를 명품도시로 더욱 빛나게 해 주었다. 대구의 자존심이면서 자부심을 갖게 해 준다.
앞으로 더 달릴 노선을 기대하던 시민들에게 엑스코선 예타 통과는 세계 최고 모노레일 도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완성시켜나가는 좋은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진화된 차량 구조, 친환경 시스템, 안전성 등에 대해 전문가 그룹으로 대안과 신기술을 개발하고 접목해서 2028년까지 엑스코선을 건설하도록 시민들의 참여와 응원을 기대한다고 한다.
앉고 싶은데 빈자리가 없었다. 그때, 두 아들을 데리고 앉아있던 젊은 부부가 아들 자리 하나를 비워주었다. 매우 고맙지만 금방 앉을 수가 없었다. 그때, 작은 아들인 다섯 살 정도의 사내아이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면서 앉으라고 했다. 그 인사가 고마워서 앉았다. 앉으면서 알밤같이 생긴 동생의 볼을 쓰다듬어주면서
“인사도 잘하시네”라고 칭찬을 했더니, 형도
“안녕하세요?”하면서 인사를 했다. 형의 볼을 쓰다듬어주면서
“몇 살이냐?” 물었더니,
“8살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무엇인가 이 두 형제에게 주고 싶었다. 주머니에 사탕은 없고, 내가 벼르고 별러 산, 크림빵을 하나씩 주었다.
어린 탓에 반가운 표정으로 얼른 받아먹는다. 형은 큰 입으로 금방 다 먹었다. 동생은 아주 천천히 음미하듯이 먹으면서
“엄마, 맛있어.” 하면서 두 눈을 반짝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도 기분이 좋았다.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 내 자신에게 대접을 하는 것 같았다. 그 기쁨 속에서 나의 아팠던 상처가 치유되는 것 같았다. 내 마음은 포만감으로 행복감에 젖었다.
연령에는 자연 연령과 건강 연령, 정신연령, 영적 연령이 있다고 한다.
인사 잘하고 맛있게 먹는 아이들의 맑은 영혼이 느껴지고 그 모습에서 내 연령도 정신적, 영적 연령으로 높게 승화되어 깨끗하고 욕심 없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었다.
집에 와 동행했던 남편이 “당신 오늘 아이들에게 빵을 주어서 아주 고마왔어.”라고 칭찬을 해주었다.
신약성서에 ‘오병이어의 기적’이 있다.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였다는 기적적인 사건이 있다. 오천 명의 군중에게 나누어주고 그 부스러기가 열두 광주리라고 했다.
나도 오늘 빵 두 개가 내 마음에 열두 광주리의 기쁨으로 안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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