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상 (5740)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수필]구두 / 계용묵 구두 / 계용묵(桂鎔默) 구두 수선을 주었더니, 뒤축에다가 어지간히도 큰 징을 한 개씩 박아 놓았다. 보기가 흉해서 빼어버리라고 하였더니 그런 징이라야 한동안 신게 되구, 무엇이 어쩌구 하여 수다를 피는 소리가 듣기 싫어 그대로 신기는 신었으나, 점잖지 못하게 저벅저벅 그 징이 땅.. [좋은수필]백리 금파에서 / 김상용 백리 금파(百里金波)에서 / 김상용(金尙鎔) 고개를 넘어, 산허리를 돌아 내렸다. 산밑이 바로 들, 들은 그저 논 뿐의 연속이다. 두렁풀을 말끔히 깎았다. 논배미마다 수북수북 담긴 벼가 연하여 백리금파를 이루었다. 여기저기 논들을 돌아다니는 더벅머리 떼가 있다. '우여, 우여'소리를 친.. [명시]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 호 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 [좋은수필]오월 / 피천득 오월 /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 이전 1 ··· 715 716 717 7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