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수필세상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시]거리에서 / 이원 (0) | 2010.05.14 |
---|---|
[명시]당신이 왕이라면 / 이해인 (0) | 2010.05.13 |
[명시]해 / 박두진 (0) | 2010.05.11 |
[명시]보리피리 / 한하운 (0) | 2010.05.10 |
[명시]배를 밀며 / 장석남 (0) | 2010.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