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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상/좋은 시

[좋은 시]다시 겨울 / 문형렬

다시 겨울 / 문형렬

 

 

 

너는 가고

뒤늦게 나는 짐을 꾸린다

손끝마다 굽이지는 하늘로

한바탕 다시 흰 눈은 내려

몸 굴려 나는

눈꽃보다 가벼운 그리움을 들고

물 흐르는 곳으로 걸어간다

 

그곳에서 차디찬 흙을 껴안고

얼어 죽은 꿈들을 잡아먹으며

봄이 와도, 나는

마음 없이

떠내려가는 얼음장

그리하여 나는 따스해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