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잉어 키우기 / 宣旿 노덕경
비단잉어(Koi)가 물살을 가르며 반긴다. 매일 들리는 공원 연못의 비단잉어가 지나는 사람들 곁으로 몰려든다. 비단잉어의 붉은 반점이 물속에서도 선명하다. 비단잉어로 하여 마치 연못에 꽃이 핀 듯하다.
비단잉어는 주어진 여건, 연못의 크기와 깊이, 물의 량,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자란다고 한다. 같은 물고기라도 어항에 기르면 피라미가 되고 강물에 기르면 대어가 된다. 어항에서 기르면 5-8cm 금붕어로 자라지만, 큰 연못에서는 25-30cm 자라고, 넓은 호수나 강에는 12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며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더 큰 세계로 나아가 좋은 친구를 사귀고, 좋은 스승에게 배우며 꿈을 향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때 바라던 꿈이 이루어진다.
옛말에 ‘사람으로 태어나면 한양으로 보내고, 말로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라’ 했다. 인간의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한 유학자 맹자는 중국 고대 추나라에 태어났는데,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 자랐다. 맹자의 어머니는 어린 아들의 장래를 위해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이사를 세 번씩이나 했다.
요즘, 사람들은 현명하여 임신하면 태아 건강의 중요함을 인식하여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몸가짐 마음가짐을 조심하며, 태교 음악을 들려주며 건강한 아기가 태어나기를 원한다. 자신의 피와 살로 태어난 자식은 금이요, 옥이요, 희망이다. 그러한 마음에서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고 자식을 위해서는 무엇이던 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최근에는 IQ(인지적 지능지수) EQ(정서적 지능지수) MQ(도덕지수) SQ(사회적 지수) DQ(발달지수) CQ(리더쉽 지수)까지 들먹인다. 장사꾼들의 상술에 어린이 책과 보조교재, 장난감 등이 범람하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너도나도 어학, 피아노, 음악, 미술, 무용, 컴퓨터, 태권도, 각종 체육, 등 과외교실로 보낸다. 부모들은 만만찮은 사교육비 때문에 아우성이고, 어린이들은 부모들의 희망에 따라 끌려 다니니 파김치가 되어 나약한 어린이로 자라고 있다.
기성세대는 어렵게 자랐다. 해방과 6.25 사변, 정부 수립, 사회의 격동기에 배 고품과 헐벗고,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었다. 그래서 주어진 여건의 농촌, 탄광, 산업전선, 열사의 나라에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땀 흘렸었다.
그래서 기성세대 부모들은 자식만은 일류대학에 보내고자 좋은 학군이 있는 도시로 몰려든다. 농촌에서 중소도시의 좋은 학교 학군이 있는 곳으로 월세, 전세, 집을 구입하여 공부시키려고 야단이다. 그러다 보니 학군이 좋은 곳의 집값이 올랐다고 야단이고, 도시에서도 여유가 있는 사람은 서울로, 서울에서도 강남 학군으로 몰려 아파트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서민들은 그 곳으로 못 가서 아우성이다.
과외 열풍을 잠재우고자 소위 말하는 일류학교 교명을 바꾸어 이전하고, 추첨으로 학교 배정하는 평준화 교육이 시작되었다. 교육의 다양한 특성을 살리고자 특수학교 과학고, 외국어고가 생겼고, 서울의 일류대학 가는 방편으로 이용하고 있다. 특수학교는 특수대학, 과학, 어학계열 학과에만 갈 수 있도록 과점을 주어야 할 것이다.
대학입시가 정시모집으로 가니 수학능력시험 한 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과외가 성행하고 족집게 과외가 성행하여 부익부 빈익빈 소리가 터져 나온다. 그러하니 수시전형, 정시전형으로 나누어 뽑는 제도가 생겼다. 수시 전형은 학생부 교과전형, 종합전형, 논술전형, 실기전형이 있고 정시전형이 있다. 인재를 다양하게 학생들을 뽑으라고 하니, 지도층이나 있는 사람들은 수시전형을 위해 별의별 묘안이 나온다.
그로 인해 권력층이나 부유층은 외국에서 출산하고 이중 국적을 만들고 국민의 4대 의무인 병력도 기피하는 사례가 생겨났다. 또한 유학시켜 좋은 어학성적 만들고, 특례 특수학교에 들어가고 각종 수상경력, 표창장, 인턴 확인서 논문의 저자로 등재하여 부조리가 생기고 특수전문대학원에 들어가 변호사 의사가 되기도 한다.
연못의 비단잉어를 한참 내려다본다. 다른 물고기에 비해 우아한 자태와 늘름한 모습이 탐스럽기 그지없다. 저 비단잉어처럼 아이들도 타고난 두뇌, 개성, 신체, 특성에 따라 개발해야 경쟁력 있는 인재가 된다. 자식을 비단잉어처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가 같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는 남들과 더불어 살아야하니 도덕적 가치를 존귀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공평하고 정대한 경쟁 속에 서로 노력하여 각자의 꿈을 이루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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