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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상/좋은 시

[명시]혼자라는 건 / 최영미

 

혼자라는 건 / 최영미

 

 

뜨거운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

혼자라는 건

실비집 식탁에 둘러앉은 굶주린 사내들과 눈을 마주

치지 않고 식사를 끝내는 것만큼 힌든 노동이라는 걸

 

고개 숙이고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

들키지 않게 고독을 넘기는 법을

소리를 내면 안돼

수저를 떨어드려도 안돼

 

서둘러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

허기질수록 달래가며 삼켜야 한다는 걸

체하지 않으려면

안전한 저녁을 보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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