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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상/좋은 시

[명시]사랑스런 추억 / 윤동주

 

사랑스런 추억 / 윤동주

 

 

봄이 오는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차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렛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드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東京)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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