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세상/좋은 시

[명시]낙화 / 조지훈

 

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의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선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