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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상/좋은 시

[명시]봄밤 / 이성복

 

봄밤 / 이성복



바깥의 밤은 하염없는 등불 하나

애인으로 삼아서

우리는 밤 깊어가도록 사랑한다

우리 몸 속에 하염없는 등불 하나씩 빛나서

무르팍으로 거기 가기 위해

무르팍 사이로 너는 온 힘을 모은다

등불을 떠받치는 무쇠 지주에 차가운 이슬이

맻힐 때 나는 너의 머리를 쓰다듬어

저승으로 넘겨준다 이제 안심하고 꺼지거라

천도 복숭아같은 밤의 등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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