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 이성복
바깥의 밤은 하염없는 등불 하나
애인으로 삼아서
우리는 밤 깊어가도록 사랑한다
우리 몸 속에 하염없는 등불 하나씩 빛나서
무르팍으로 거기 가기 위해
무르팍 사이로 너는 온 힘을 모은다
등불을 떠받치는 무쇠 지주에 차가운 이슬이
맻힐 때 나는 너의 머리를 쓰다듬어
저승으로 넘겨준다 이제 안심하고 꺼지거라
천도 복숭아같은 밤의 등불이여
'수필세상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시]아파트 묘지 / 장정일 (0) | 2010.04.04 |
---|---|
[명시]목련 / 안도현 (0) | 2010.04.03 |
[명시]그는 / 정호승 (0) | 2010.04.01 |
[명시]사는 이유 / 최영미 (0) | 2010.03.31 |
[명시]천장호에서 / 나희덕 (0) | 2010.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