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혈 / 공영구
툭 툭 툭
자잘한 꽃망울 터지는 소리
숲실마을 계곡이 자욱하다
요염한 자태로 여기저기 다리 벌린 가지들
그것도 모자라 은은한 향기 머금은 꽃송이
꽃술은 촉촉한 혓바닥 살짝 내민다
향기에 취한 벌 한 마리
혼 빠진 듯 가랑이 사이를 헤매더니
꽃술에 대가리 콱 박고 발광한다
실핏줄 터지는 아픔에 온 동네가 노랗다
모질게 사무친 어혈
붉은 열매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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