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실댁 / 곽재구
매화꽃이 피었네
뼈 끝에 송송 돋은 눈물방울들
어이야 세월만 훌쩍 지났네
헤어질 때 그 사람
내 어깨 두 번 두드려 주었네
두엄자리 곁에 나란히 서서
사랑 같은 신식말들을 알지 못했네
허리춤엔 사나흘 보리개떡
40년 세월만 구름처럼 북녘산 넘었네
그 사람 이름은 다 잊었네
처음 손 잡았던 너럭바위
눈색이 바람에 뒤섞인 그날의 향기도
그날의 긴 입맞춤도
매화꽃이 피었네
서러운 세월만 다시 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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