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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상/좋은 시

[명시]어혈 / 공영구

 

어혈 / 공영구

 

 

 

툭 툭 툭

자잘한 꽃망울 터지는 소리

숲실마을 계곡이 자욱하다

 

요염한 자태로 여기저기 다리 벌린 가지들

그것도 모자라 은은한 향기 머금은 꽃송이

꽃술은 촉촉한 혓바닥 살짝 내민다

 

향기에 취한 벌 한 마리

혼 빠진 듯 가랑이 사이를 헤매더니

꽃술에 대가리 콱 박고 발광한다

 

실핏줄 터지는 아픔에 온 동네가 노랗다

모질게 사무친 어혈

 

붉은 열매

산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