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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상/좋은 시

[명시]이별가 / 박목월

 

이별가 / 박목월

 

 

뭐라카노, 저 편 강기슭에서

니 뭐라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라카노 뭐라카노

썩어서 동아 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을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느는 바람

 

뭐라카노 뭐라카노 뭐라카노

미 흰 못자락기만 펄럭거리고---

 

오냐, 오냐, 오내,

이승 아니믄 저승에라도---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느는 바람

 

뭐라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서

 

오냐, 오냐, 오냐,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불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