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의 남자 / 안병욱
우리는 항상 기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우리의 얼굴에는 화기가 넘치고 우리의 입술에는 미소가 감돌고 우리의 마음에는 평화가 깃들어야 한다.
화엄경(華嚴經)에 일체 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이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일은 오직 마음가짐 여하에 달려 있다고 했다. 또 유심소작(唯心所作)이라고 했다. 인생의 모든 일은 오직 내 마음의 산물이다. 슬픈 마음으로 인생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슬프게만 보인다. 기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두 다 기쁘게 보인다.
마음이 일체를 지배한다. 마음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원수하고는 십리 길을 가도 피곤하지만 애인하고는 백리 길을 가도 피곤하지 않다고 영국의 문호 윌리암 셰익스피어는 갈파했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무거운 짐을 지고 산에 오르는 것이 즐겁기만 하지만,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은 산에 오르는 것이 한없는 고역으로 느껴진다. 꼭 같은 노동이나 작업도 기쁜 마음으로 하면 피곤하지 않지만 괴로운 마음으로 하면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 느껴진다.
우리는 이 세상에 한번 태어나서 한번 죽는다. 우리는 기쁜 마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야 한다. 부정적 태도보다도 긍정적 태도를 가지자. 비관적 정신보다도 낙관적 정신을 가지자. 절망적 심정보다도 희망적 심정을 가지자. 어두운 면만 보지 말고 밝은 면에 인생의 눈을 돌리자. 열등감보다도 자신감을 가지자. 패배주의의 철학보다도 낙천주의의 철학을 가지자. 부정적 인간이 되지 말고 긍정적 인간이 되자. 우리 한국인은 대체로 긍정보다는 부정, 낙관보다는 비관, 적극보다는 소극, 희망보다는 회의, 자신감보다는 좌절감에 사로잡히는 사람과 경향이 많다. 우리는 이런 사고 방식을 극복해야 한다.
이것은 일제 망국 시대의 패배적 사고방식이요, 행동 방식이다. 우리는 자주 독립국의 늠름한 주인이다. 우리는 성숙한 나라의 성숙한 국민이다. 우리는 한반도에 쭈그리고 힘없이 살던 옛날의 한국인이 아니다. 우리는 이제 세계 속의 한국인이 되었다. 한국을 가슴에 품고 세계의 하늘을 날아야 할 때다. 우리는 웅비(雄飛)하는 정신, 도약하는 마음, 도전하는 자세, 개척자의 기상을 가지고 인생을 씩씩하게 살아야 한다.
민족적 자신감을 가지고 늠름하게 행동하자. 한국인아, 가슴을 펴라. 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욕을 가지자. 하면 된다는 확고한 자신감을 가지자. 이것이 새 시대의 새 한국 남성상이요, 새 한국 남성의 정신 자세이다.
나는 삼화(三和)의 원리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는 심화(心花)다. 세상에 무슨 복, 무슨 복 하여도 마음의 평화처럼 큰 복은 없다. 우리는 평화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평화로운 마음을 가져야만 사는 것이 기쁘고, 일이 잘 되고, 인간관계가 원만해진다. 사람은 적어도 하루에 두 시간은 웃어야만 정신 위생상 좋다. 항상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자.
둘째는 가화(家和)다. 우리의 가정은 화목해야 한다. 가화 만사성(萬事成)이라고 옛 사람은 말했다. 집안이 화평해야만 만 가지 일이 다 잘 이루어진다. 그래서 우리의 선인은 제가(齊家)를 강조했다. 제가는 현대 말로 해석하면, 가정 관리요 평화로운 가정 건설이다. 우리는 저마다 화평한 가정을 건설해야 한다. 가정은 인생의 가장 즐거운 안식처요 사랑과 행복의 보금자리다.
세째는 인화(人和)다. 우리는 남과 원만하고 화목한 인간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사회 공동 생활을 할 때에 가장 중요한 행동 원칙은 인화를 이루고 협동을 하는 것이다. 남과 좌충 우돌하면서 불화와 불신만 조성하는 사람은 성격에 큰 결점과 맹점이 있는 사람이다. 이기적이고 독선적이고 편협하고 배타적인 사람은 남과 원만한 인간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이 세상에 인화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일찍이 맹자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고 했다. 천시와 지리보다도 인화가 가장 중요하다. 남과 원만한 인간 관계를 이루려면 덕성(德性)이 있어야 한다. 덕이 있는 사람은 인화를 이룬다. 덕 없는 사람은 인화를 이루지 못한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고 고독하지가 않다. 왜냐, 그의 주위에는 반드시 그를 믿고 따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덕이 있는 사람은 친절하고, 정직하고 겸손하고 신의를 지키고, 협동을 잘 하고, 남에게 관용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그는 여러 사람과 원만하고 화목하게 지낸다. 그러므로 그의 주위에는 그를 믿고 아끼고 따르고 감싸 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많다. 향기로운 꽃에 나비가 많이 모이듯 덕이 있는 사람의 주위에는 많은 사람이 모인다. 그는 얼굴에 봄바람과 같은 화기가 풍기면서 남과 따뜻하게 대한다. 그는 언제나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그래서 대학(大學)에 이런 말이 있다. '부윤옥, 덕유산(富潤屋, 德潤身)'. 돈이나 재물은 우리의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우리의 인격과 생활을 윤택하게 한다.
우리는 덕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남과 화목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룰 수 있다. 우리는 아집과 편견과 탐욕과 독선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남과 불화를 이루고, 원만한 인간관계나 협동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가 아집과 편견과 탐욕과 독선에 사로잡힌 사람들이다.
우리는 개방적 정신과 관용의 덕과 겸양의 자세와 광명정대(光明正大)의 태도를 가지고 많은 사람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면서 화목한 인간관계를 조성해야 한다.
현대는 대화 사회다.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어라. 그리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자. 나의 이야기만 하는 것보다도 남의 이야기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자세를 가지자.
타인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지자.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자. 남의 장점에 칭찬을 아끼지 말자. 기회가 있는 대로 남을 도와주자. 남에게 받겠다는 생각보다도 남에게 주는 사람이 되자. 주는 손은 축복된 손이요, 주는 마음은 너그러운 마음이요, 주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요, 주는 생활은 보람 있는 생활이다.
이기적 인간은 절대로 남의 사랑과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한다. 이타적 인간이 남의 사랑과 신뢰와 존경을 받는다.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아(大我)로 돌아가자. 인간이 위대하다는 것은 남에게 주는 것이다. 주면 줄수록 위대하다. 인간의 위대성의 척도는 남에게 무엇을 얼마만큼 주었느냐에 의해서 결정된다. 우리는 공평무사(公平無私)의 정신과 광명 정대의 자세를 가지고 여러 사람과 화목하고 원만한 인화를 이루면서 살아야 한다. 우리는 개방 사회의 개방인이 되고 자유 사회의 자유인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얼굴에 화기가 충만하고 몸에서 덕이 풍기고 인격에서 윤기가 흐르는 너그러운 남성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사내대장부다운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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