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상/좋은수필 1 (1000)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수필]폭풍우 예찬 / 박양근 폭풍우 예찬 / 박양근 여름이 되면 으레 태풍이 말썽을 부린다. 올해도 ‘민들레’라는 이름의 태풍이 닥쳐오는 것을 보니 한반도의 여름이 무사할 것 같지 않다. 누런 황톳물이 논밭을 뒤엎고 집채만한 파도가 방파제를 깨뜨리는 자연의 위력을 지켜보면 저절로 어깨가 짓눌려온다. 게다.. [좋은수필]지팡이 소리 / 허세욱 지팡이 소리 / 허세욱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십 년 앞서 세상을 뜨셨다. 기미년 만세 사건 때 왜경의 참혹한 고문을 당하시고 그 길로 신병을 얻어 돌아가셨다니, 그게 내게는 한으로 깔렸고, 할아버지 제삿날마다 오열하시는 아버님의 곡을 통해 내게는 한층 간절한 연모로 심화되었.. [좋은수필]길 / 김기림 길 / 김기림 나의 소년 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 빛에 호져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 갔다가도 눈물에 함뿍 자주 빛으.. [좋은수필]방망이 깎던 노인 / 윤오영 방망이 깍던 노인 / 윤오영 벌써 사십여 년 전이다. 내가 세간난 지 얼마 안 돼서 의정부에 내려가 살 때다. 서울왔다 가는 길에 청량리역으로 가기 위해 동대문에서 일단 전차(電車)를 내려야 했다. 동대문 맞은쪽 길 가에 앉아서 방망이를 깎아 파는 노인이 있었다. 방망이를 한 벌 사가.. [좋은수필]폭포와 분수 / 이어령 폭포와 분수 / 이어령 동양인은 폭포를 사랑한다. 비류 직하 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이란 상투어가 있듯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그 물 줄기를 사랑한다. 으레 폭포수 밑 깊은 못 속에는 용이 살며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한다. 폭포수에는 동양인의 마음 속에 흐르는 원시적인 환각의.. [좋은수필]수학이 모르는 지혜 / 김형석 수학이 모르는 지혜 / 김형석 재미있는 우화가 있다. 옛날 아리비아의 어떤 상인이 임종을 맞게 되었다. 그는 자기 앞에 세 아들을 불러 앉혔다. 그리고는 "내가 너희들에게 남겨 줄 유산이라고는 말 열일곱 필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고장의 습관에 따라 꼭 같이 나누어 줄 수는 없으니.. [좋은수필]겨울나무 / 홍억선 겨울나무 / 홍억선 어느 여류 작가가 보내온 새해 편지에 '겨울 나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열 줄 남짓한 본문에는 이런저런 덕담만 눈에 띌 뿐 어디에도 겨울 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소심한 나는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굳이 왜 그런 제목을 서두에 붙였을까? 어쩌면 창 밖의 .. [좋은수필]중절모자 / 김소운 중절모자(中折帽子) / 김소운 어리수군하고 사람 좋아 보이는 나이 한 50 가량 되는 중노인 하나가 기찻간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가 변소에 갔다 온 틈에 그 자리를 남에게 뺏겨 버렸다. 보통 상식이면 그 자리는 당연히 그 앉았던 임자가 도로 찾을 것이다. 빈 자리에 잠시 앉았던 이도 먼.. 이전 1 ··· 121 122 123 124 1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