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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상/좋은수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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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수필]영화 ⟪더 헌트 The Hunt⟫를 보고 나서 / 송 찬 영화 ⟪더 헌트 The Hunt⟫를 보고 나서 / 송 찬 며칠 전에 본 영화 ⟪더 헌트 The⟫의 여운이 짙다. 덴마크의 어느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루카스’의 이야기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들과 이웃의 좋은 친구들이 있고, 즐거운 직장에서 행..
[좋은수필]나무 구경 / 홍억선 나무 구경 / 홍억선 삼월도 중순으로 접어든다.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몸과 마음이 요동을 친다. 산으로 들로 나가보잔다. 그래, 오늘은 한 나절을 작정하고 어디든 나가보자. 영천에서 자양댐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잠시 차를 멈춘다. 포은의 임고서원이다. 근래에 국책사업으로 웅장하게..
[좋은수필]데드라인 / 문경희 데드라인 / 문경희 들리는가. ‘스윙의 황제(sultans of swing)’라는 곳이야. 절망적인 궁핍, 누군가는 똥구녁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원색적인 말로 풀어 놓기도 하더구만. 아무튼, 그런 의미를 가진 그룹 ‘다이어 스트레이츠Dire Straits’의 데뷔 앨범이지. 깔리는 연주음에 귀를 기울여 보게..
[좋은수필]창 밖의 겨울 / 김성복 창 밖의 겨울 / 김성복 겨울은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처럼 찾아온다. 가슴에 얼음 조각이 박힌 아이를 썰매에 태워 달아나는 눈의 여왕은 겨울을 공포와 매혹이라는 야누스적 양면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영하 40도까지 내려간다는 아프카니스탄은 비수보다 더 무서운 한겨울을 맞고 있다...
[좋은수필]보라, 그 낭만에 빠지다 / 남홍숙 보라, 그 낭만에 빠지다 / 남홍숙 하동골 벚꽃인가. 봄빛 속을 하르르 날던 분홍 꽃잎들. 그가 바다 건너 산 넘어 호주 브리즈번에 왔는가. 먼 길 오느라 분홍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는가. 낮밤 쉬지 않고 오느라 꽃마다 길 밝히는 초롱, 초롱을 달았는가. 형광의 보라 꽃을 구름처럼 피워올리..
[좋은수필]주문(呪文) / 박영덕 주문(呪文) / 박영덕 친정엘 가려고 지하철을 기다린다. 팔순 노모의 얼굴이 선로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애잔하게 떠오른다. 칠 년 전부터 문밖 출입이 어렵게 된 어머니. 반대편을 지나는 전동차의 금속성이 잘못 밀린 어머니의 휠체어 소리 같다. 귀를 막으며 돌아서는데 작은 표지..
[좋은수필]달콤한 복수 / 박태선 달콤한 복수 / 박태선 언젠가 라디오에서 맨발로 다니는 부시맨 같은 원시부족들은 대지의 기운을 발바닥을 통해 온몸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건강하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맨발로 산책을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야말로 작심삼일을 넘기지 못했다. 등산화를 비닐 봉투에 담아 배낭..
[좋은수필]봄꽃이라는 소식 / 김인기 봄꽃이라는 소식 / 김인기 벚꽃과 개나리꽃이 막 피어나는 철이라 이제는 정말 봄이구나 싶은 이즈음에 류인서 시인이 내게 시집 한 권을 우송했다. 불현듯 나는 시인의 통통한 볼이 생각났다. 그러나 류 시인한테는 섭섭한 소리이겠지만, 지금 보기에 좋다는 저 볼도 세월을 이길 수는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