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상/좋은수필 4 (1000)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수필]곡선, 그 화려한 유혹 / 한상렬 곡선, 그 화려한 유혹 / 한상렬 한 마리 백조가 호수 위를 난다. 우수의 깃을 접고 유유히 나래를 친다. 그를 향해 노래를 부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돌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보기에 따라 시화(詩化)된 영혼의 상징으로 보이는가 하면, 한낱 정욕의 대상으로 비치기도 한다. 백조는 곧잘 .. [좋은수필]요석궁 / 김옥한 요석궁 / 김옥한 요석궁으로 들어가는 골목은 그 품새부터가 넉넉하다. 돌담은 이끼가 자욱하여 오랜 풍상에 젖어 있다. 마당에는 촘촘하게 쌓은 돌로 아담하게 연못을 지어 놓았다. 갖가지 꽃들이 바위 틈새를 메우고 있다. 돌 함지박에서 떨어지는 은은한 물소리는 마치 심산계곡에 서 .. [좋은수필]철없는 부탁 / 고재덕 철없는 부탁 / 고재덕 며칠 전 앨범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군대 시절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군 생활의 추억 한 토막이 떠올랐다. 50 여년 전 소위로 임관한 후 첫 부임지가 OO 건설공병단 본부중대였으며, 직위는 부중대장이었다. 부임.. [좋은수필]녹슨 비녀 / 손진숙 녹슨 비녀 / 손진숙 미장원에 다녀온 지 한참 되어 머리가 꽤 길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묶고 내 얼굴을 보니 얼핏 어머니의 쪽진 머리를 한 얼굴이 떠오른다. 급하게 일어나 옷장 서랍을 열고 비녀를 찾기 시작한다. 서랍 밑바닥에서 무명천에 싸여 있는 비녀를 조심스럽게 꺼내어 어루만.. [좋은수필]순아 / 윤오영 순아 / 윤오영 “농촌에는 물이 있어요. 물 잡수러 오세요. 미큰한 수통 물, 찝찔한 펌프물이 아닌.” 이런 편지를 읽고서 석천에서 자란 생선같이 싱싱한 순아의 팔뚝을 생각했다. 순박하고 숭굴숭굴 하면서 별로 말수도 없는 소녀가 약간 장난기를 띈 말투로 가끔 나를 놀라게 했다. 이 .. [좋은수필]숲, 그 오래 된 도서관 / 김영식 숲, 그 오래 된 도서관 / 김영식 삐걱, 숲의 문을 떠밀면 꽃과 나무들이 수백만 권 푸른 장서가 된다. 산모롱이 돌아 오솔길 하나 고즈넉이 걸어오고, 어디선가 책장 넘기는 소리도 들려온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니 고마리며, 쑥방망이, 꽃향유들이 길가에 가지런히 피어있다. 새로 발간.. [좋은수필]이모티콘 천국 / 허숙영 이모티콘 천국 / 허숙영 세상에는 다양한 언어들이 있다. 국가별로 정해지기도 하며 지방에 따라 나뉘는 말도 있다. 손짓과 몸짓, 표정에 따른 언어도 있고 더듬어 읽을 수 있는 점자까지 소통을 위해 통용되는 것은 모두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속의 이모티콘도 하나의 .. [좋은수필]환상을 입다 / 박양자 환상을 입다 / 박양자 오래전 이야기지만, 친분이 있는 모 국회의원의 부인이 백화점의 VIP고객이 아니라 이태원 보세상가나 동평화시장 등에서 옷을 사 입는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 적이 있다. 어느 좌중에서나 우아하고 세련된 맵시로 시선을 끄는 그녀의 패션 감각은 명품이 아니라 부.. 이전 1 ··· 120 121 122 123 124 1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