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205) 썸네일형 리스트형 [명시]꽃 / 김춘수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좋은수필]돈과 사랑 / 장영희 돈과 사랑 / 장영희 주말에 책상 정리를 하다가 책꽂이 뒤에 박혀 있는 작은 노트를 발견했다. 작년 영작 시간에 학생들에게서 걷은 영어일기 중 수미 것을 잃어버려 돌려주지 못했는데, 이제야 나타난 것이다. 방 치우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나는 잠깐 수미의 일기장을 다시 읽어 보았.. [명시]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녁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 [좋은수필]가지치기 / 김윤재 가지치기 / 김윤재 구정이 지나가기 무섭게 늙은 농부는 과수원으로 데려가 달라고 아내를 들볶았다. 과수원 밭둑에 앉아 있으면 성큼 봄이 오는 것 같다. 종달새가 울고 새참을 내오는 젊은 아내가 보이고, 그 뒤를 졸랑대며 따라오는 어린 딸의 모습이 보인다. 당장에라도 옷 걷어 부치.. [명시]얼굴/박인희 얼굴 / 박인희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旗)를 꽂고 산들, 무얼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얼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 밤내 비가 내리고 이젠.. [좋은수필]능금나무 불꽃 / 구 활 능금나무 불꽃 / 구 활 몇 년 전 일이다. 사과 농사를 짓는 어느 후배가 능금나무 장작 한 짐을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찾아 왔다. "형님, 이 능금나무 장작으로 불을 때면 불꽃이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미룰 것 없네. 내킨 김에 바로 산으로 가 장작불에 닭이나 한 마리 고아 먹어보세." 그 .. [좋은수필]삶의 나무, 죽음의 나무 / 성냑향 삶의 나무, 죽음의 나무 / 성냑향 사거리로 내려가는 길의 한쪽 어름에 공터가 있다. 그곳에는 버려진 문짝과 의자와 그것들과 마찬가지로 누군가로부터 버려진 것 같은, 별 특징도 볼품도 없이 앙상한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원래는 어느 집 마당의 정원수였던 것이 그 집 식구들이 떠나.. [명시]즐거운 편지 / 황동규 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 이전 1 ··· 745 746 747 748 749 750 751 ··· 776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