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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수필]푸른 자전거 / 최민자 푸른 자전거 / 최민자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명의 지인들을 떠나보냈다. 예고도 없이, 순서도 없이. 이런 저런 가면을 쓰고 나타난 복병들은 진즉부터 뒤를 밟고 있었다는 듯이, 어느 날 문득 음험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웃었다. 아무도 비켜갈 수 없는 승률 제로의 게임. 자연이 오빠도 그..
[일반수필]술집 '이삭' / 구활 술집 '이삭'/구활 삼척 죽서루 입구에는 찻집을 겸한 술집 ‘이삭’이란 곳이 있다. ‘이삭’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을 말하는지 아니면 밀레의 이삭줍기에 나오는 그런 이삭을 말하는지 확실치 않다. 어쨌든 그 ‘이삭’이란 이름이 주는 매력이 상당히 오랜 날 동안 나를 끌고 있다. ..
[좋은수필]나비 / 강숙련 나비 / 강숙련 나비는 아름다운 곤충이다. 애벌레나 번데기였을 적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활짝 편 날개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기하학적 무늬가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너울너울 날아다닌다. ‘호접’이라고 불러 보면 운치가 있다. 그러나 나비라고 부를 때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
[좋은수필]나비 이야기 / 서정범 나비 이야기 / 서정범 옛날에 한 나이 어린 아가씨가 흰 가마를 타고 시집을 갔다. 흰 가마는 신랑이 죽고 없었을 때 타는 가마다. 약혼을 한 후 결혼식 올리기 전에 신랑이 죽은 것이다. 과부살이를 하러 흰 가마를 타고 가는 것이다. 시집에 가서는 보지도 못한 남편의 무덤에 가서 밤낮으..
[좋은수필]꽃물을 들이며 / 정성화 꽃물을 들이며 / 정성화 내 손톱에는 다홍빛 반달이 걸려있다. 밤하늘에 떠 있는 반달보다 작기는 하지만 내 마음에 오롯이 들어차는 반달이다. 내게 오래 머물러 달라며 간절한 눈빛을 보내보지만, 그 반달은 내게 욕심 비우는 법을 가르쳐주기라도 하듯, 매일 조금씩 자신을 덜어내고 있..
[좋은수필]미소짓는 법 미소짓는 법 / 정목일 웃음과 미소는 비슷한 듯하지만 사뭇 다르다. 웃음은 소리내며 기쁨을 드러내지만, 미소는 입가에 잔잔한 표징을 띨 뿐이다. 웃음은 속내를 다 보여주지만, 미소는 베일 속에 보일 듯 말 듯하다. 모나리자의 미소, 금동반가사유상(국보 83호)의 미소는 기쁨일지 슬픔..
[좋은수필]가을 편지 / 고임순 가을 편지/ 고임순 맑게 개인 드높은 하늘 아래 이 땅의 온 산야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어 지금은 가을이 한창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어머님께서 생전에 즐겨 앉아 계시던 목련나무 밑에 눈길이 머뭅니다. 나도 오늘 그곳에 나와 앉아 조용히 어머니를 불러봅니다. 눈앞이 훤하게 밝아오..
[좋은수필]신용카드 / 염정임 신용카드 / 염정임 빚은 사람을 노예로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옛말에도 ' 빚진 종' 이란 말이 있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기 시작한 신용카드란 제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빚을 지며 살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였으니 부자들이 되었으련만 어찌하여 빚진 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