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030)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수필]걸객(乞客) / 오창익 걸객(乞客) / 오창익 우리집엔 열이 넘는 걸객(乞客)이 있다. 하지만, 그 걸객은 밥을 빌어먹는 사람이 아니라 참새다. 개밥 찌꺼기를 얻어먹으며 근근히 목숨을 이어가는 참새 가족이다. 그런데, 그 참새 가족에겐 개에게서 볼 수 있는 충(忠)은 없지만, 그에 못지 않은 예(禮)가 있어 늘 눈.. [좋은수필]염소 / 윤오영 염소 / 윤오영 어린 염소 세 마리가 달달거리며 보도 위로 주인을 따라간다. 염소는 다리가 짧다. 주인이 느릿느릿 놀 양으로 쇠걸음을 걸으면 염소는 종종걸음으로 빨리 따라가야 한다. 두 마리는 긴 줄로 목을 매어 주인의 뒷짐진 손에 쥐여 가고 한 마리는 목도 안매고 따로 떨어져 있건.. [좋은수필]리허설 / 홍억선 리허설 / 홍억선 장사익이라는 소리꾼이 있다. 소리를 잘 한다고 널리 알려진 가수다. 언제였던가, 먼발치에서나마 그를 본 적이 있다. 어느 소도시의 축제행사로 기억되는데 그는 노래를 부르러 왔고, 나는 백일장을 주관하던 터였다. 백일장 행사라는 것이 무료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많.. [좋은수필]섬진강을 따라가면 / 정목일 섬진강을 따라가면 / 정목일 나는 곧잘 섬진강을 찾아 나선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나는 하동에서 구례까지의 길을 좋아한다. 대개 쌍계사까지 갈 경우가 많지만 화엄사, 실상사, 연곡사 등 지리산 사찰들을 둘러보고 남원을 거쳐 함양, 진주로 일순하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왜 이 길을 .. [좋은수필]콩 / 황성진 콩 / 황성진 장마는 늘 지루했다. 벌써 사십수 년이나 맞고 보내기를 거듭하였건만, 그때마다. 장마는 늘 지루했다. 근 한 달 혹은 달포를 넘는 그 지루함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토요일인지라 나는 일찍 퇴근했다. 동료 모두들, 그 잘난 한 잔의 유혹도 없었다. 서로들 비설거지를 위해 .. [좋은수필]바람이 켜는 노래 / 반숙자 바람이 켜는 노래 / 반숙자 봄이 여인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읊은 시인이 있다. 그럼에도 햇살이 순해지고 대추가 익을 무렵이면, 온 감관이 현(弦)이 되어 바람에 켜지면서 고향으로 불어 가는 마음의 풍향은 어인 일인가. 나는 지금 수수목 수런대는 시골길을 걷고 있.. [좋은수필]여보게 좀 쉬어가자구나 / 안재진 여보게 좀 쉬어가자구나 / 안재진 오랜만에 산행을 떠났다. 그 동안 말로는 소백산을 가자느니 지리산을 가자느니 혹은 치악산, 동대산, 청량산 등 수없이 주워 챙겼지만 실지로는 코앞에 닿아있는 채약산 보현산도 한번 오르지 못했다. 세상살이가 눈코 뜰 사이 없도록 바빠서 그런 것도 .. [좋은수필]그리움의 소리 / 최원현 그리움의 소리 / 최원현 종소리였다. 땡. 땡. 땡그렁 땡. 땡그렁 땡. 퇴근길, 도심에서 듣는 때 아닌 종소리에 사방을 둘러봤다. 반갑고 신기한 마음은 어디서 들려오는 소린가가 몹시도 궁금케 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종소리다. 가만히 들어보니 길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 이전 1 ··· 740 741 742 743 744 745 746 ··· 75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