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상/좋은수필 2 (999)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수필]허리하학에 관하여 / 구 활 허리하학에 관하여 / 구 활 ‘오우가’ ‘어부사시사’로 널리 알려진 고산 윤선도도 나이 쉰 살 무렵에 성폭행 소문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고산은 결국 이 일로 반대 세력인 서인의 모함으로 경북 영덕으로 귀양을 갔다가 1년 만에 겨우 풀려났다. 그러니까 남자의 허리하학에 관.. [좋은수필]울고 난 후의 점심 / 변애선 울고 난 후의 점심 / 변애선 일월에 집을 나왔다. 날마다 술에 취해 연일 늦게 들어갔더니 하필 그 추운 겨울 날,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비밀번호도 키도 소용이 없었다. 안으로 들어갈 어떤 방법도 없었다. 그 길로 술에 취한 채 차를 몰았다. 꼬박 밤을 새며 생각을 했다. 새벽 즈음에 웅.. [좋은수필]소울 푸드(soul food) / 정성화 소울 푸드(soul food) / 정성화 초등학교 때 나는 방학을 기다리지 않는 아이였다. 내 뜻과는 상관없이 방학이 되면 나는 늘 서울 외삼촌댁으로 보내졌다. 많은 식구에 한 입이라도 덜어보자는 어머니의 뜻이었다. 내 덩치만한 가방을 끌어안고 차창밖에 서 있는 어머니를 향해 손을 흔들면 .. [좋은수필]베개 / 엄옥례 베개 / 엄옥례 무언가가 나를 부른다. 남편 쪽으로 손을 뻗으려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마음만 허우적거리다가 가까스로 깨어난다. 길게 한숨을 쉬고 가슴을 쓸어내려도 놀란 심장은 가라앉지 않는다. 옆을 바라보니 휑한 기운만 감돌고 베개만 덩그러니, 내 곁에 남편이 없음을 알.. [좋은수필]강력한 항생제 / 류인혜 강력한 항생제 / 류인혜 언제부턴가 명치끝이 무겁고 이상해서 병원을 찾았다. 의사 선생님은 위가 아프다는 말을 듣자마자 수면 내시경을 권했다. 그래서 쉽게 진단이 내려졌다. 촬영된 화면은 내가 보기에도 이상했다. 위궤양이 심하고, 십이지장이 온전하지 않다 했다. 나이가 들어 보.. [좋은수필]느낌 아니까 / 손금희 느낌 아니까 / 손금희 느낌 잘 안다고 한다. TV속 예쁜 개그우먼은 극중 배우다.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날라리 여고생 역할을 할 수 있냐고 묻는 메니저에게 잘 할 수 있다고 하였다. 1년 놀아보아서 그 느낌 확실히 알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한 술 더 떠 맥주에 머리감아도 되냐고 천연.. [좋은수필]앙금과 빗금 / 김인기 앙금과 빗금 / 김인기 연속극에야 언제나 신데렐라 이야기로 넘치지만, 현실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실지로 동화와 같은 이야기가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신데렐라가 안으로 멍이 들면 어떻게 하느냐. 각자가 합리성을 추구하지만, 그 내용이 .. [좋은수필]눈물 표지판 / 노정숙 눈물 표지판 / 노정숙 나는 등짐 지고 사막을 건너는 쌍봉낙타. 젖비린내와 말똥내가 뒤썪여 울렁거린다. 사람들이 사막에서 풍장을 할 때마다 내 앞에서 내 어린 것을 함께 죽였다. 나는 그들의 표지판이다. 그 길을 지날 때마다 어린 것을 생각하며 가슴이 에인다. 내 눈물을 보며 사.. 이전 1 ··· 3 4 5 6 7 8 9 ··· 1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