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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상/좋은수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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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수필]내 마음속의 반쪽 / 류영택 내 마음속의 반쪽 / 류영택 층층이 겹쳐있는 깃털이 예사롭지가 않다. 앞에서 보면 전장에 나가는 로마 장수의 머리에 쓴 투구모양을 하고 있고, 옆에서 보면 깃을 잔득 세운 채 날카로운 부리로 상대를 위협하는 독수리의 모습을 닮아 있다. 경주박물관, 내 눈길을 붙든 것은 안압지 용마..
[좋은수필]달빛 연가 / 김재희 달빛 연가 / 김재희 뜨겁게 타오르는 모닥불과 화려한 불꽃놀이가 한창인 놀이마당에 달빛도 자리를 같이했다. 모닥불을 가운데 두고 한참 어우러진 시간에도 간간이 눈길을 잡아끌었다. 앞에서 행해지는 시와 노래의 축제보다는 등 뒤로 쌓이는 달빛에 더 마음이 기울어져 행사장 끝자..
[좋은수필]내 벗이 몇인가 하니 / 구활 내 벗이 몇인가 하니 / 구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란 그 말씀 너머에 자연이 존재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세파의 인정에 넌덜머리가 난 사람들은 더 이상 ‘사회적 동물’이기를 포기하고 도망치듯 자연 속으로 숨어들어 은자가 된다는 말이다. 고향을 포함하여 넓은 의미의 자연은..
[좋은수필]소울 푸드(soul food) / 정성화 소울 푸드(soul food) / 정성화 초등학교 때 나는 방학을 기다리지 않는 아이였다. 내 뜻과는 상관없이 방학이 되면 나는 늘 서울 외삼촌댁으로 보내졌다. 많은 식구에 한 입이라도 덜어보자는 어머니의 뜻이었다. 내 덩치만한 가방을 끌어안고 차창밖에 서 있는 어머니를 향해 손을 흔들면 ..
[좋은수필]아버지와 붕어빵 / 손금희 아버지와 붕어빵 / 손금희 간식이 귀하던 시절에 아버지께서는 가끔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붕어빵을 사 오셨다. 빵의 재료는 똑 같지만 빵들의 모양에 따라서 국화빵, 붕어빵이라고 하셨다. 간혹 나이 드신 분들은 밀가루 반죽이 익으면 풀 같다고 하여 풀빵이라고도 하였다. 어린 나의 ..
[좋은수필]수저 한 매 / 김인기 수저 한 매 / 김인기 옴마니반메훔! 밥이 하늘이었다. 사람들은 쉬이 다반사(茶飯事)를 말하지만, 그러나 누구라도 다(茶)를 잊을 수는 있어도 밥을 거를 수는 없다. 그러니 우선 수저부터 한 매 챙겨야지. 설령 밥이야 밖에서 험하게 먹더라도 수저는 꼭 좋은 걸로 한 매 챙겨야지. 참선(參..
[좋은수필]수필을 쓰며 얻는 깨달음 / 정목일 수필을 쓰며 얻는 깨달음 / 정목일 수필을 쓰면서 마음을 들여다보는 순간임을 느낀다. 수필을 쓰면서 마음을 닦아내고 싶다. 고백을 하면서 마음에 묻은 때를 씻어내고자 한다. 토로하면서 마음에 앉은 먼지를 털어낸다. 어둡던 마음이 환해지고, 갑갑했던 가슴이 편안해진다. 수필쓰기..
[좋은수필]한래서왕(寒來署往) / 맹난자 한래서왕(寒來署往) / 맹난자 바람도 엎드리고, 잎새마다 숨죽인 고요. 한낮의 거리는 백색(白色)으로 텅 비어 있다. 숨 막히는 불볕더위가 사방을 가르자 대지는 몸살처럼 지열(地熱)로 끓고 있다. 이때 어느 선객(禪客)이 동산(洞山)스님께 여쭈었다. “스님! 한서(寒暑) 도래에 여하회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