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상/좋은 시 (168) 썸네일형 리스트형 [명시]모닥불 / 백 석 모닥불 / 백 석 새끼 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삭신창도 개니빠니도 너울쪽도 짚검 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마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 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 [명시]혼자라는 건 / 최영미 혼자라는 건 / 최영미 뜨거운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 혼자라는 건 실비집 식탁에 둘러앉은 굶주린 사내들과 눈을 마주 치지 않고 식사를 끝내는 것만큼 힌든 노동이라는 걸 고개 숙이고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 들키지 않게 고독을 넘기는 법을 소리를 내면 안돼 수저를 떨어드려도 안.. [명시]울릉도 / 유치환 울릉도 / 유치환 동쪽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금수로 굽이쳐 내리던 장백의 맷부리 방울 뛰어 애달픈 국토의 막내 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니 창망한 물굽이에 금시에 지워질 듯 근심스레 떠 있기에 동해 쪽빛 바람에 항시 사념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 지나 새나 뭍으로 뭍으로만 .. [명시]그는 / 정호승 그는 /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 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명시]자화상 / 신현림 자화상 / 신현림 울음 끝에서 슬픔은 무너지고 길이 보인다 울음은 사람이 만드는 아주 작은 창문인 것 창문 밖에서 한 여자가 삶의 극락을 꿈꾸며 잊을 수 없는 저녁 바다를 닦는다 [명시]그대가 곁에 있어도 /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 [명시]마음 / 김광섭 마음 /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결을 새우나니 형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명시]서시(序詩) / 윤동주 서시(序詩)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