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상/좋은수필 3 (1000)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수필]탱자꽃/ 신미경 탱자꽃/ 신미경 싸락눈이 내린 듯 가시 사이사이로 흰 꽃이 만발했다. 고목에 꽃이 핀다 하들 이리도 반가울 수가 있을까. 옆에는 이미 탱자가 꽤 크게 맺혔기에 아마 터울이 많이 진 형제 같은 모습을 곧 볼 듯하다. 실로 한 달 반쯤 늦게 온 꽃소식이다. 올해 봄은 수상했다. 유난히도 봄.. [좋은수필]얼음재 / 김정화 얼음재 / 김정화 가끔 겨울산을 오른다. 운이 좋으면 서리꽃이 핀 고사목과 설화雪花그림자를 안은 화석 같은 바위를 마주할 수 있다. 그러한 겨울산에 눈발이라도 내리면 사람도 순백의 고운 나무가 되는 것을. 고운 빛, 고운 색깔이란 말에서 문득 젖은 음성 하나 묻어 나온다. "색깔 고.. [좋은수필]참새가 그리운 아침 / 한경선 참새가 그리운 아침 / 한경선 호사스럽게도 이 아침에 맘껏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아이들은 방학을 했고, 새벽밥을 먹고 쫓기듯 들녘으로 나서야 할 농번기도 아니다. 어른들이 아침을 재촉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이불 속에서 이미 달아난 잠의 뒤끝을 잡고 느긋함을 즐기고 있다. 창이 .. [좋은수필]노란봉투/ 류영택 노란봉투/ 류영택 밀린 외상값이 얼마였더라. 전화에서 흘러나오는 여자의 목소리를 확인하고부터 나는 그녀에게 받을 돈을 셈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달 동안 깔아놓은 돈이라 어느 날짜에 얼마인지 일이리 기억할 수가 없었다. 이럴 줄 알고 장부라도 해뒀으면 모를까. 돈을 받을 사.. [좋은수필]자락길 소요(逍遙) / 조이섭 자락길 소요(逍遙) / 조이섭 산 초입이 가풀막지다. 무엇이든 처음이 버겁고 힘들다. 예전에 등산할 때는 커다란 배낭이 터질 듯이 이것저것 집어넣었다. 그것도 모자라 보조 가방까지 주렁주렁 매달았다. 이제는 길 나서기가 간단하다. 가벼워서 좋다. 생수 한 병, 작은 수첩과 연필 하나,.. [좋은수필]풍란 / 권동욱 풍란 / 권동욱 지난겨울, 열린 창으로 한파가 들었다. 창문 단속을 잊는 바람에 풍란이 밤새 추위에 떨었다.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아도 잘 자란다기에 별 일이야 있겠냐고 생각하면서도 은근히 마음이 쓰였다. 한동안 베란다를 들락거리며 풍란의 상태를 살폈다. 풍란이 내 집에 온지도 .. [좋은수필]탱자나무 울타리 / 임병식 탱자나무 울타리 / 임병식 탱자울타리는 정겹다. 바라보기만 해도 정겨운 맛이 풍긴다. 전에는 흔했지만 지금은 사라져 가고 있어서일까. 그렇더라도 탱자나무 울타리는 내게 있어서 그 정도를 훨씬 넘어 선다. 어느 날, 산비탈을 걷다가 밭둑에 탱자울타리가 쳐진 전경을 목격하고 그만 .. [좋은수필]트레이드마크 / 박경대 트레이드마크 / 박경대 정치인 H씨는 빨간 넥타이가 트레이드마크이다. 그가 새로운 트레이드마크로 될지 모를 눈썹문신을 한 모습으로 등원하여 동료 의원들로부터 많은 인사(?)를 들었다. 여성들의 전용물인줄 알았던 문신을 하게 된 사연이 딱하게 들렸다.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인한 ..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1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