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상/좋은수필 3 (1000)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수필]시간 더하기 / 권민정 시간 더하기 / 권민정 잠들기 전, 남편이 몸이 좀 아프다고 했다. 한밤중, 통증이 조금씩 심해졌다. 응급실에 가자고 했으나 날이 밝으면 동네 병원에 가겠다고 한다. 그러나 더 참을 수가 없는지 새벽에 택시를 불러 타고 종합병원 응급실에 갔다. 병원에서는 여러 검사를 하고 CT를 찍더.. [좋은수필]가족이 있는 풍경 / 김잠복 가족이 있는 풍경 / 김잠복 연휴를 맞아 서울에서 아들네가 내려왔다. 승용차를 몰고 천릿길을 한나절이나 달려왔다. 갓 돌을 지낸 손녀를 데리고 나선 걸음은 무척 힘들었을 테지만, 내겐 세상없이 반가운 선물이다. 혈육은 언제 어디서 만나든 꽃이고 잎이다. 하던 일을 밀치고 버선발.. [좋은수필]소년벙(少年兵) / 목성균 소년벙(少年兵) / 목성균 아내가 열심히 신문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자 명단에 자기 오라버니 이름이 들어있나 싶어서다. 아내는 자기 오라버니가 이북에 살아있겠지 하는 일루의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6. 25 사변이 나던 그 해 그의 오라버니는 인민군으로 끌려.. [좋은수필]넋대 / 정정자 넋대 / 정정자 어둠이 내리자 독정댁 사랑채에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그저께 돌아간 독정어른의 자리걷이를 보러 오는 것이다. 어느덧 안채에는 굿상이 차려지고 무당이 들어왔다. 이런 일에는 발 벗고 나서는 황골네가 참나무 가지를 꺾어들고 뒤따라왔다. 이윽고 자리걷이가 시작되었.. [좋은수필]손 / 박성희 손 / 박성희 참 커다란 손이다. 파도를 비집고 불쑥 솟아나온 손이 허공을 향해 있다. 뭔가를 간절히 구하는 것도 같고, 무형의 그 어떤 것을 떠받치고 있는 것도 같다. 둔탁한 청동의 느낌이 서늘하지만, 손이 주는 친밀감 탓인지 그리 낯설지는 않다. 굵은 핏줄이 선연히 드러나는 손은 .. [좋은수필]덕자 만나다 / 구활 덕자 만나다 / 구활 덕자는 못 만날 줄 알았다. 만날 가망이 없었다. 덕자가 살고 있는 곳은 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전라도여서 길이 너무 멀었다. '죽을 때까지 못 만나면 어쩌나'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못 만나도 그만이지'하고 포기해 버리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 [좋은수필]갈대를 바라보다가 / 윤요셉 갈대를 바라보다가 / 윤요셉 똑 같은 사물임에도, 보는 이에 따라,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그 쓰임에 따라 천 갈래 만 갈래 그 가치가 달라지는 법이다. 갈대만 하여도 그렇다. 개여울이 내 ‘만돌이 농원’을 휘감고 흘러간다. 이 개여울은 경산시 지정등산로이며 명산(名山)으로 알려진 .. [좋은수필]댕기풀이 / 윤근택 댕기풀이 / 윤근택 지난 주말, 가족을 만나러 갔더니, 작은딸이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다. 늘 긴 머리를 빗어 넘겨 방울을 묶어대던 녀석. 중학생이 되자, 교칙에 따라 단발머리를 한 모양이다. 우측 머리에다 앙증스런 핀도 하나 꽂고 있었다. 그 핀이 녀석을 더욱 야지랑스럽게 보이도록 .. 이전 1 2 3 4 5 6 7 8 ··· 125 다음